편의점에서 옛 연인을 마주치다…일상 속 깨달음을 조명

발행일: 2025-09-02 12:35

서정시인 정호승, 평범한 일상에서 건져 올린 삶의 의미를 시로 승화시키다. 이번 주에는 정 시인의 신작 시집을 포함해, 우리 삶을 되돌아보게 하는 새로운 책들을 소개합니다.

편의점에서 발견하는 사랑의 역설

정호승 시인의 열다섯 번째 시집, <편의점에서 잠깐> (창비)은 일상적인 공간인 편의점에서 벌어지는 순간들을 포착하여 깊은 사유를 이끌어냅니다. 헤어진 연인이 우연히 편의점에서 재회하는 장면을 통해 사랑의 의미를 되새기고, 실패를 통해 더욱 성숙해지는 인생의 역설을 노래합니다. 시인은 메마른 감정 속에서도 끊임없이 시를 써 내려갔다고 고백하며, 독자들에게 잔잔한 감동과 위로를 선사합니다.

명성황후 시해 사건, 소설로 재탄생하다

권영석 작가<작전명 여우사냥> (파람북)은 1895년 발생한 명성황후 시해 사건 (을미사변)을 모티브로 한 소설입니다. 소설은 명성황후 경호대장 이명재와 한성순보 사장 아다치 겐조의 대립을 중심으로, 사건 발생 전 일주일을 긴장감 넘치게 그려냅니다. 작가는 소녀적인 감성과 권력욕, 국제적인 감각과 주술에 의존하는 양면적인 인물인 명성황후를 다각도로 조명하며 독자들에게 새로운 시각을 제공합니다.

판사로서의 삶, 후회와 무게감

문형배 전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호의에 대하여> (김영사)는 그가 1998년부터 블로그에 연재했던 글들을 모아 엮은 책입니다. 판사로서 살아온 삶에 대한 회고를 담담하게 풀어내며, 그 누구도 강요하지 않았지만 후회 없는 길이었다고 고백합니다. 판사는 생사여탈권을 쥐고 있는 만큼, 한 사람의 인생을 좌우할 수 있다는 무거운 책임감을 느껴왔던 그의 진솔한 이야기가 독자들에게 깊은 울림을 줍니다.

민주주의의 가치를 되묻다

스티븐 스코로넥, 존 디어본, 데스먼드 킹이 공동 집필한 <두 유령> (이매진)은 미국 민주주의의 현주소를 진단하고 그 가치를 되짚어보는 책입니다. 특히, '딥 스테이트' 개념을 통해 대통령 개인의 권한이 아닌 대통령직 자체에 대한 고찰을 시도합니다. 딥 스테이트는 통상적으로 군부가 배후에서 권력을 행사하는 국가를 의미하지만, 미국에서는 트럼프 대통령 이후 대통령의 권한 강화를 주장하는 논리로 활용되었습니다. 책은 미국 사회에 드리운 두 유령을 통해 민주주의의 의미를 되새기게 합니다.

용어해석